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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이면 회사마다 어김없이 반복되는 풍경이 있습니다. 서류를 챙기느라 분주한 직원들, 제출 기한을 놓치지 않으려는 초조함, 그리고 회사 인사·총무팀의 끝없는 검토 작업. 바로 연말정산 시즌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이 풍경에 작은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국세청이 추진 중인 ‘연말정산 간소화자료 일괄제공 서비스’가 근로자와 회사 모두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한발 더 확장됐기 때문입니다.
국세청은 2025년 연말정산을 대비해 이 서비스의 1차 신청을 이달 30일까지 접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지난해에도 7만 7000개 회사와 270만 명이 이용할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고, 올해는 인증 방식이 확대되어 더 많은 근로자가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고령자나 IT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문자 인증을 통해 신청 절차를 밟을 수 있어 장벽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이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 명료합니다. 근로자는 복잡한 간소화자료를 모아 회사 시스템에 업로드할 필요가 없고, 회사는 각종 자료를 수집해 검토하는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이 서류는 빠졌습니다”, “이건 다시 떼 오셔야 합니다” 같은 문구가 반복되던 비효율이 상당 부분 줄어드는 셈입니다.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사람들의 시간을 절약해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다만 올해부터 새롭게 제공되는 ‘발달재활서비스 이용확인서’와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자료는 일괄제공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은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해당 자료는 근로자가 홈택스에서 직접 내려받아 제출해야 하는 만큼, 본인의 공제 항목을 꼼꼼히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회사는 11월 30일까지 연말정산 대상 근로자 명단을 홈택스에 등록해야 하며, 내년 1월 10일까지 추가·수정이 가능합니다. 전년도 명단 불러오기 기능과 엑셀 업로드 기능이 제공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도 절차가 훨씬 간편해졌습니다. 다만 신규 입사자 누락, 일용근로자 포함 같은 흔한 실수는 여전히 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작은 실수들이 연말 업무를 불필요하게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소화자료 제공일도 회사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유연성을 높여줍니다. 내년 1월 17일 또는 20일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20일을 선택하면 18일까지 가장 최신의 확정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변화가 잦은 공제 항목을 고려하면 최신 자료를 기준으로 연말정산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은 회사와 근로자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근로자는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홈택스 또는 손택스에서 자료 제공 대상 회사와 제공범위를 확인하고 동의 절차를 완료해야 합니다. 지난해와 동일한 회사에 그대로 재직 중이라면 재동의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편리합니다. 물론 동의를 철회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홈택스에서 취소가 가능합니다.
일괄제공의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국세청은 중요한 당부를 잊지 않았습니다. 바로 “일괄제공 자료를 받더라도 공제요건 충족 여부는 근로자가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단순한 책임 전가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정확한 자료 제출은 본인의 이익을 지키는 일’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특히 소득 기준 초과 부양가족이나 올해 말 이전 사망한 부양가족의 자료는 자동 제공되지 않는 만큼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나는 이번 서비스를 보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정부 행정서비스가 점점 ‘사람의 시간을 아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실제 국민의 생활 편의로 이어지려면,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중복을 줄이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연말정산은 많은 사람이 매년 겪는 의무 행정 절차인 만큼, 이 서비스가 주는 체감효과는 상당히 큽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바쁜 시기, “서류 챙기기”라는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연말정산을 앞두고 마음이 무거운 근로자들에게 이 서비스가 작은 안도감을 주길 바라며, 기업들은 올해보다 더 수월하게 연말정산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행정의 목적은 결국 사람들의 삶을 편안하게 만드는 데 있다는 점에서, 국세청의 이번 개선은 분명 그 목적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조치라 할 수 있습니다.
